피곤한 직장인의 잡담

대중교통에서 본 노부부

열공열공 2024. 9. 23. 18:48
728x90
반응형

대중교통으로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노부부를 봤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버스를 기다리면서 계속 대화를 하는데,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데, 그곳은 좀 울리는 곳이어서 소리가 꽤 크게 들렸기에 탐탁지 않게 여겨졌다.
 
뭐, 아무튼 그건 크게 중요한 건 아니었고, 내가 중요시 본 건 버스를 탄 다음이었다.
 
버스를 타는 데 이상하게 2인 자리에 부부가 나란히 앉지 않고, 각기 다른 2인 자리에 따로따로 앉았다.
 
대체 왜 저렇게 앉을까 궁금했는데, 나중에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니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좀 잡는 것처럼 보였다.
 
부부가 나이 들어 관계가 소원하거나 좋지 못할 때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쪽 배우자가 젊었을 때 형편없이 가정생활을 했기에 나이 들어 천대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한쪽 배우자가 기가 세서 계속 잡혀 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젊었을 때는 쓸모가 있었지만 나이 들어 쓸모가 떨어져 짐짝 취급을 받으며 천대받을 수 있다.
 
나이 들어 귀찮은 것이 많아졌는데, 상대방을 계속 챙겨야 해서 수시로 짜증을 낼 수 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노부부의 저러한 모습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겠지만 상당히 씁쓸했다.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나 멸시를 받으면서도 굽히고 사는 데는 홀로 되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홀로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감정이 상해도 그것을 삭힌다.
 
이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옳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반응형